2013.08.20 01:16
짓밟힌 아이.. 엄마가 죄인?
짓밟힌 아이.. 엄마가 죄인?
아이 고통 지켜보며 울고 못 지켜준 죄책감에 울고
주위 손가락질에 또 울고
“엄마가 용기 내서 싸워야 아이도 상처 빨리 극복해”
지난해 8월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생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엄마 A(36)씨와 성폭행·추행 피해 자녀를 둔 엄마 5명이
최근 서울시내 한 카페에 모였다. 상담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카페, 성폭행 사건 접수 및 지원을 하는 원스톱지원센터 등을 통해 서로 알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과 함께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크다고 했다.
"엄마는 뭘 했느냐"는 주위의 수군거림과 인터넷 악플 등으로 늘 고통받는다.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 경찰조사를 받은 A씨는 경찰에서 "빚은 얼마나 되냐",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할 거면 아이를 뭐하러 낳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고종석에게 폭행당한 아이가 병원으로 후송되고 나서야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초등학생 아들이 학원 강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소송을 진행 중인 B(42)씨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B씨는 "가해자가 합의금을 노린 학부모에 의해 모함당하고 있다고 동네에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한번 가해자에 의해 악소문이 퍼진 뒤이기 때문인지 '엄마가 뭘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이 범죄자 편을 드는데 너무 놀랐고, (범죄 피해 이후)억울하다며 죽는 사람들이 이해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애를 지닌 초등학생 아들이 고학년생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로 달려간 C(41)씨는 학교 측에서 황당한 말을 들었다. C씨는 "학교 관계자가 '장애아이들은 어쩔 수 없다. 왜 아이를 우리 학교에 보냈느냐'며 저를 힐난했다"며 가슴을 쳤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수많은 엄마들이 지금도 자녀들이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자기 책임인 것처럼 생각해 음지에 숨어
시름하고 있다"며 "엄마들이 용기를 내 싸워야 아이도 상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지 활동가는 "아이를 돌보는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는 편견 때문에 범죄 피해 책임까지 묻는 일이 많고,
폭력적인 상황에서 엄마도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면서 "성폭력 사건에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대응해나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아이 고통 지켜보며 울고 못 지켜준 죄책감에 울고
주위 손가락질에 또 울고
“엄마가 용기 내서 싸워야 아이도 상처 빨리 극복해”
지난해 8월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생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엄마 A(36)씨와 성폭행·추행 피해 자녀를 둔 엄마 5명이
최근 서울시내 한 카페에 모였다. 상담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이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카페, 성폭행 사건 접수 및 지원을 하는 원스톱지원센터 등을 통해 서로 알게 됐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과 함께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크다고 했다.
"엄마는 뭘 했느냐"는 주위의 수군거림과 인터넷 악플 등으로 늘 고통받는다.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 경찰조사를 받은 A씨는 경찰에서 "빚은 얼마나 되냐",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할 거면 아이를 뭐하러 낳았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고종석에게 폭행당한 아이가 병원으로 후송되고 나서야 경찰서에서 나올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초등학생 아들이 학원 강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소송을 진행 중인 B(42)씨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B씨는 "가해자가 합의금을 노린 학부모에 의해 모함당하고 있다고 동네에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한번 가해자에 의해 악소문이 퍼진 뒤이기 때문인지 '엄마가 뭘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이 범죄자 편을 드는데 너무 놀랐고, (범죄 피해 이후)억울하다며 죽는 사람들이 이해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애를 지닌 초등학생 아들이 고학년생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로 달려간 C(41)씨는 학교 측에서 황당한 말을 들었다. C씨는 "학교 관계자가 '장애아이들은 어쩔 수 없다. 왜 아이를 우리 학교에 보냈느냐'며 저를 힐난했다"며 가슴을 쳤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수많은 엄마들이 지금도 자녀들이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자기 책임인 것처럼 생각해 음지에 숨어
시름하고 있다"며 "엄마들이 용기를 내 싸워야 아이도 상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지 활동가는 "아이를 돌보는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는 편견 때문에 범죄 피해 책임까지 묻는 일이 많고,
폭력적인 상황에서 엄마도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면서 "성폭력 사건에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대응해나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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