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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입양도 허가제로 바뀐 후 신청 75%나 줄었다
"악용 걸러진 결과" "절차 복잡 50일 걸려" 분석 갈려

올해 7월 민법 개정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일반 입양 절차가 엄격해지면서 입양 신청건수가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입양은 입양특례법 적용 대상(보육원에 맡겨진 아동)을 제외한 모든 입양을 말하며,
사망한 형제의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는 것도 포함된다.

14일 대법원 행정처에 따르면 올 7~9월 미성년자 입양 신청건수는 월 평균 37건에 그쳐 상반기 월 평균 151건에 비해 75.4% 줄었다.
4월 135건, 5월 140건, 6월 166건이었던 신청 건수는 7월 39건, 8월 42건, 9월 30건으로 줄었다.


이는 과거 구청에 신고만 하면 됐던 일반 입양 절차가 민법 개정에 따라 법원 심판을 거쳐야 하는 허가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 입양특례법과 보조를 맞추고 입양 아동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민법을 개정했다.

입양 신청이 감소한 것은 실제로 돌보지 않으면서 양육수당 등을 노려 입양을 악용하는 사례가 걸러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구로구청 박영길 가족관계등록팀장은 "한국인과 재혼하는 외국인들이 양육수당을 타기 위해
본국의 전 배우자와 낳은 자식에 대해 입양 신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런 편법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잡한 절차 때문에 좋은 뜻으로 입양을 하려다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과거엔 구청에 가서 친부모의 동의서 등을 제출하고 간단한 서류만 작성하면 하루 만에 입양 절차가 끝났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입양 희망자는 관할 가정법원에 '미성년자 입양 허가'를 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서류심사와 가사조사관의 조사,
재판부의 양부모 직접 심문 등을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절차는 평균 50~60일 걸린다.

한 입양단체 관계자는 "입양을 계획했던 분들 가운데 법원 심판에 부담을 느껴 입양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하는 사람들은 정부 지원을 받는 입양단체로부터 법률 상담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일반 입양에 대해서도 이런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후 서울가정법원이 접수한 일반 입양 허가 신청 가운데 기각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점도 '허가제 무용론'을 뒷받침한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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