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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 죽이고서 막내딸도 학대…법정 최고형 내려달라"

"어떻게 친아버지가 자신의 딸들을 학대하고 심지어 죽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법정 최고형을 받게 해주세요."

두 딸의 친모인 A(32)씨는 두 딸을 학대해 이 가운데 큰딸을 숨지게 한 전 남편 장모(35)씨와 내연녀 이모(36)씨에 대한
첫 공판을 하루 앞둔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이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A씨는 "작년 9월 큰딸이 세상을 떠났지만 전 남편과 내연녀는 이 사실을 숨겼다.
올해 1월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러 갔다가 큰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며
"파렴치한 두 사람 때문에 딸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A씨는 큰딸이 숨진 사실을 알고 몇 달이 되지 않아 막내딸도 학대를 당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지인들의 신고로 학대 사실을 확인한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이 사실을 들었을 때
A씨는 눈앞이 깜깜해지며 양육권을 포기한 자신을 원망해야 했다.

그는 "아동보호기관의 전화를 받고 막내딸을 만나러 갔는데
바로 앞에다 두고도 못 알아볼 만큼 온몸에 멍이 들었고 피부색도 검게 변해 있었다"며
"집으로 데려와 밥을 먹이는데 충격이 컸는지 며칠 간은 밥도 먹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학대로 인해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정상이 아닌 막내딸의 모습을 보면서 먼저 간 큰딸 생각이 나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이혼할 때 가정주부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조건이 갖춰지면 아이들을 데려오겠다는
생각한 저 자신을 원망했다"고 두 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A씨가 양육권을 포기하게 된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컸다.

전 남편 장씨의 외도로 이들 부부는 지난해 3월부터 별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혼 소송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양육권을 주장했지만 남편은 "양육비를 줄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가정주부로 직업이 없던 A씨는 두 딸을 고모에게 맡기고 아이들을 잘 돌보겠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양육권을 넘겼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장씨는 내연녀 이씨와 살림을 합친 뒤 두 딸을 직접 돌봤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심하게 학대했다.

이들은 '대소변을 못 가리고 이유없이 운다'며 아이들을 때리거나 땡볕이 내리쬐는 베란다에 2시간씩 벌을 세우기도 했다.

A씨는 "남편이 이혼 소송할 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이들을 잘 돌보는지 확인하고 싶어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매번 '잘 지낸다'는 말만 할 뿐
정작 아이들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이씨에게 연락도 해봤지만 이씨 역시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이 잘 적응하도록 배려하라"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큰딸은 지난해 9월 21일 아버지의 손찌검에 목욕탕에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만에 외상성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장씨는 딸이 숨진 뒤에도 이 사실을 A씨에게 알리지 않았고,
딸의 치료비와 수술비 명목으로 나온 보험금을 가지고 전셋집을 얻기까지 했다.

장씨와 이씨는 막내딸에 대한 학대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큰딸은 스스로 넘어졌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재판을 앞두고 큰딸의 위패를 보관해 둔 절에 다녀왔다.
막내딸은 이제 많이 안정을 되찾았다"며 "내일이 첫 재판인데 두 사람이 꼭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씨와 이씨의 첫 공판은 3일 오전 10시30분 전주지법 2호 법정에서 열린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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