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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등으로 생활고를 겪던 40대가 아내와 딸을 차례로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정오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A(41)씨 집에서 A씨와 아내(36), 중학교 1학년인 딸(14)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A씨와 딸은 머리에 헬륨가스를 주입한 비닐봉지를 쓴 채 작은방에서 나란히, 아내는 큰방에서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A씨 집 현관 신발장에는 A4용지에 '우리 가족 처리 부탁해요'라는 유서가 붙어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가족사진이 들어있는 액자 5개가 거실에 나란히 놓여 있었고, A씨가 형·누나·처남 등 가족에게 남긴 2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을 조사한 의사의 말을 토대로 A씨 아내는 9일 오전에,
딸은 11일 밤에 숨졌으며 A씨는 12일 새벽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시간을 두고 차례로 숨진데다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고 유서를 남긴 점을 근거로
A씨가 아내를 먼저 목 졸라 살해하고 나서 이틀 뒤에 딸을 질식사시키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유족들은 실직한 A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등 생활고를 호소했고 이 때문에 가족간 불화도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서에도 "돈때문에 간다"라는 등의 내용이 일부 들어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한국공장 법인인 노키아티엠씨를 다니다 지난해 하반기 퇴직했다.

노키아티엠씨는 2012년 9월 직원 900여명 가운데 700여명을 구조조정할 정도로 경영사정이 좋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티엠씨를 인수하지 않기로 지난달 말 최종결정해
결국은 문을 닫을 예정이다.

A씨 딸이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경찰에 신고를 했고 A씨 집을 방문한 경찰관이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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