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서 또 토막살해사건… 용의자는 남편
차 트렁크·집서 혈흔 발견

고객센터 이동 경기 수원 20대 여성 납치 살해사건에 이어 시흥에서도 60대 후반 여성이 토막 시신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을 사건 용의자로 16일 검거했다.

■ 용의자 검거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숨진 이모씨(69·시흥시 목감동)의 남편 최모씨(64)를 존속살인 혐의로 체포해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시신을 훼손한 이유와 시신 운반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숨진 이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없고, 남편 최씨가 연락이 끊긴 점으로 미루어 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배해 검거했다. 최씨의 차량 트렁크와 집 안, 계단에서는 혈흔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최씨 집 앞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최씨가 이날 오전 3시48분쯤 차를 몰고 나갔다가 33분 만인 4시21분 들어왔다고 밝혔다. 시신 유기 장소인 은행동 모 아파트 폐쇄회로TV에서도 최씨의 차량이 이날 오전 4시6분에 아파트로 들어왔다가 5분 만인 4시11분 나가는 장면이 영상에 잡혔다.

■ 발견된 시신

이날 오전 8시2분쯤 시흥시 은행동 모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이씨 시신이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씨는 알몸 상태로 흰색 20ℓ짜리 쓰레기봉투 3개, 50ℓ짜리 봉투 3개 등 6개의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나눠 담겨 있었다. 쓰레기봉투 안에는 이씨 것으로 추정되는 옷도 일부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현장에서 쓰레기봉투 4개를 수거했으나 시신 일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앞서 쓰레기를 싣고 간 다른 쓰레기차량을 수배했다. 이어 매화동 쓰레기 적치장에서 쓰레기를 버리려던 차량에서 시신 일부가 담긴 봉투 2개를 찾아내 희생자의 시신을 모두 수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시신 발견 장소에서 10여㎞ 떨어진 곳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이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업체인 ㅇ산업 직원 신모씨(45)는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하던 중 50ℓ와 20ℓ짜리 흰색 쓰레기봉투 2개에서 혈흔이 번지고 악취가 났다"며 "봉투 안을 확인해보니 훼손된 시신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 아파트는 6개동 663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6~7개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모여 있는 분리수거장은 아파트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 경찰 수사

경찰은 이씨의 열손가락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하지 않고, 혈흔 상태로 미뤄 살해된 지 1~2일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사망의 직접적 원인과 범행 사용도구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업체가 지난 14일 오전에 쓰레기를 수거한 뒤 이날 오전 쓰레기를 수거한 점으로 미뤄 최씨가 이 사이에 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 시흥 | 경태영·백인성 기자 kyeong@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