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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49

여백-기고

조회 수 4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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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호프 “나비효과” 자원봉사 체험 후기 - 이한내 -

“안녕하십니까~ 여성의 전화입니다. 어서 오세요.” 2012년 6월 29일에 열린 일일호프 “나비효과”에서 나는 이렇게 인사하면서 손님들을 맞이했다. 이날 내가 맡은 역할은 행사장 입구와 관련된 업무를 책임지는 것이었다. 이 업무에는 입구에 서서 들어오시는 손님들께 환영의 인사를 한 뒤 방명록에 기입을 권하는 것, 입구의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소규모 바자회를 운영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와 같이 일일호프 자원봉사를 하러 온 다른 분들이 맡은 업무에는 주방업무와 서빙업무가 있었다. 호프집 운영의 특성상 낮에는 저녁 이후와 비교해서 한가로운 편이었는데, 이때는 입구 업무나 다른 업무나 어려움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서 많은 손님들이 오시게 되어 주방과 서빙업무는 정신없이 바빠졌다. 주방에서는 이어지는 손님들의 주문에 따라 요리를 만들어 내고, 쉼 없이 생겨나는 설거지거리를 해결했다. 서빙업무를 맡은 분들은 손님들의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나르기 위해 여러 테이블을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입구에 홀로 서서 바쁘게 일하고 계신 다른 분들의 모습을 보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8시 부근이 되자 20개가 넘는 테이블이 꽉 찼고 그 이후에는 자리가 부족해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리고 상담 선생님들께서는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오신 손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계셨다. 일일 호프가 열리기 이전에 판매되었던 티켓을 가지고 현장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일일호프 운영 특징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많은 분들의 행사참여를 이끌어내신 상담 선생님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현장이었다. 그리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 찾아오셔서, 일반적인 호프집보다는 다소 소박한 안주(?!)를 맛있게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여성의 전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후원에 참여하고 있으신 분들이 이렇게나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분들의 후원 덕분에 “여성의 전화”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 자원봉사를 하면서 나는 작은 소원을 가지게 되었다. 사회적 보호가 이루어지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소리 없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는 “여성의 전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소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원의 의미가 큰 일일 호프 행사에 홍보의 기능을 추가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입구 앞에 놓인 커다란 홍보 플랜카드에 호기심을 가지고 흘낏 구경하고 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셨는데, 그분들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 분에게라도 “여성의 전화”를 더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그래서 다음 일일호프에는 간소한 홍보활동을 하나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손님들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시간적 여유가 많이 있었는데, 이 시간을 홍보활동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카페를 운영해서 저렴한 가격의 음료로 지나가는 행인의 관심을 끌고, 음료를 팔면서 “여성의 전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안내책자를 나눠 주면 좋을 것 같다.
2012년 6월 29일, 강서 양천 여성의 전화의 일일 호프 행사를 체험하면서 하루라는 짧은 시간동안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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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63호_회원글_신영미

  2. 63호_연재기획_최인선

  3. 63호_연재기획_김문미

  4. 63호_기사&논평

  5. 63호_나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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