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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37

여백-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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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10-11
‘여자에게만 적용되는 불합리한 법칙’
- 김문미 -



여자에게만 적용되는 불합리한 법칙 취업전선에 뛰어든 대학 졸업반 여성 지호는 남자들보다 더 힘든 취업을 위해 이곳저곳 많은 이력서를 들고 면접을 봤다. 그러나 “얼굴을 보니 천상 맏며느리감이다.” “남자친구는 있느냐?”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여기 적혀 있는 몸무게가 맞나요?” 등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에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다. 게다가 “언제 결혼할 생각이냐?” “출장 가서 남직원과 한 방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항의는커녕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미소까지 지어야 했던 자신이 억울해 면접장을 나서면서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남녀 나이 제한 없이 지원하라고 해놓고 서류전형 후 “남자는 82년생 이후, 여자는 85년생 이후”라는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회사도 적지 않다. 결혼 후 적성을 생각해 새 직장을 구하려 한 선배 언니는 결국 이러한 문자를 여러 차례 받은 후 취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여자 전공의들이 4년간 결혼 및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예계약을 작성한 뒤에 선발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이가 있는 여성 지원자는 성적과 무관하게 아예 논의대상에서 배제되는 건 의사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도 예외는 아니다.동료가 아닌 여자로 보는 사회 분위기 첫 출근 날 “어이~ 우리 과에도 여자가 생겼네, 이렇게 어여쁜 꽃이 들어 왔으니 칙칙한 분위기가 환해지겠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 제대로 하려면 남자직원이 더 필요한데.”라는 한마디가 귀에 거슬린 지호는 그 다음날 그렇게 말한 과장님 책상에 ‘꽃은 이런 거죠!’라는 메모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놓았다. 그런데 그건 꿈이었으니….열심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보면 어느새 다가와 “남자친구랑 키스는 해봤나? 요즘 키스 기본이라며?” 어이없는 농담을 던지는 상사A. 그리고는 그냥 아버지 마음이라 걱정되어 그런다며 은근히 등을 쓰다듬는다. 옆 부서 대리는 점심시간마다 찾아와 오빠처럼 도움이 필요할 때 이야기 하라, 자기 메신저는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하며 “오늘은 누구 꼬이려고 예쁘게 입었어?”라고 묻는다. 그럴 때 마다 지호는 이렇게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나는 너가 아니고 김지호이구요! 그런 아버지 오빠 없거든요! 딸도 아니고 동생도 아닌 나는 당신들의 동료입니다.”회사 내에는 성희롱 상담창구가 있기도 하지만 내색하거나 드러내 놓고 상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너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너 처녀맞냐? 처녀성을 잃으면 예뻐진다는데.” “너는 젖XX가 탱탱해서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 “저X은 애교가 없어.” 이뿐만이 아니라 회식 중 오바마(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건배사를 외치게 하고 다음날 아침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상사도 있다. 노래방에서도 춤을 못 춘다고 사양하자 과장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효리 세대가 춤을 못 춰? 그래서 경쟁에서 살아남겠어? 여긴 캠퍼스가 아니야. 정글이라고!”라며 춤추기를 강요한다. 그 과장이 말하는 그 정글에서는 업무능력이 아니라 춤이 평가 대상이냐고 따져 묻고 싶을 뿐이다.여성에 대한 성차별은 친근감의 표현? 동료 남자 직원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만 반응은 썰렁하거나, 오히려 쿨하지 못함을 질책하곤 한다.“그깟 커피 심부름쯤, 블루스쯤 웃어넘기래요. 너희가 군대를 안 갔다 와 그렇다면서. 친밀감의 표현이다, 또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정말 악의 없는 농담이다, 털털하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거라고 말하네요.” 하지만 남자들이 알까? 여자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뉘앙스의 온갖 발언들이 바로 성차별이고 성희롱이라는 것을!어제 부장님은 전 부서원이 있는 자리에서 옆자리의 임신한 선배 언니를 쳐다보며 3개월 만에 임산부도 예외 없이 밤샘하여 대단한 폰을 만들어 냈다는 CEO의 인터뷰 이야기를 한다. 용기 있는 지호는 부장님에게 묻고 싶다. “부장님! 질문 있습니다. 그거 근로기준법 위반인가요? 아닌가요?”직장 내에서 양성평등은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여성과 남성의 형식적인 동질성이 아니라 양성이 지닌 생물학적 차이, 사회적 조건의 격차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결과적으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려면 남자와 여자가 아닌 동료(partership)로 대하고 양성 간 삶의 조건 불평등성을 해소해가려는 사회적 실천과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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