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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40

여백-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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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회 양천구 여성주간 행사 모니터링

여성주간은 1995년 12월 30일에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을 근거로 1996년부터 시행되어 왔다. 이 기간 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성권익증진, 양성평등촉진, 여성사회참여 확대 및 지역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을 수여하고 여성발전과 양성평등 의식을 고취하는 의미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의 여성단체로서 매년 이와 같은 자치구의 노력을 지지하며, 아울러 이 행사가 관행적이고 전시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 또 행사의 취지를 벗어나거나 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나아가 여성이 더 행복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여성주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사후 평가를 통해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하여 해당 기관에 발송해 왔다.

이 지면에서는 제17회 양천구가 주최한 명사초청 특강과 기념식에 참여하여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담는다. 행사가 전반적으로 ‘여성주간의 취지에 잘 맞게 진행되었는가?’,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이루어졌는가?’, ‘여성의 인권과 복지증진, 사회적 역할의 확대 등의 관점에 부합하고 있는가?’의 관점에서 모니터링 하였다.

1. 명사초청 특강

명사 초청 특강으로 방송인 *** 씨가 강사로 나왔다. 강사가 쓴 책 ‘애첩기질 본처기질’은 과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용어로써 여성주간행사의 강사로 적절하지 않았다. ‘잠자는 사랑과 성공을 깨워라’는 주제로 한 강의는 여성이 한 인격체로서 남성과 동등한 독립된 자아상을 지닌 인간이라는 당당한 여성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성이 사랑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호감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며 그 방법은 끊임없이 남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이고 남성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편들이 업소의 마담을 좋아하는 이유를 들며 “마담의 공통점은 항상 미소를 짓고 잘 들어주고 잔소리하지 않고 맞장구 쳐주는 것이므로 집에서도 그렇게 해야 사랑받는 여성이 된다.”고 하였다. 인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씨(인기 개그우먼) 얼굴은 얼굴이 아니다. 목소리도 아니다. 일류대도 안 나왔다. 그런데 인기있는 노하우는 먼저 인사하고 자신의 단점을 빨리 오픈하고 남의 약점을 안 건드린다.”며 여성의 외모와 학력 등을 상품화하고 연예인들의 실명과 개인사들을 언급하는 점 또한 예화로 든 장본인들이 들었다면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부부간의 대화는 ‘옳소! 맞소! 졌소!’로 해야 관계가 좋아지고 이때 ‘졌소!’는 이런 젖소가 아니다. “ 라며 손으로 여성의 풍만한 가슴을 흉내 내보이고 “결혼할 때 원단 좋은 것을 골라야 하는데 불량 원단을 고르고 나서 고치려 하니 안 되는 것이다.”고 하며 사람의 인격을 비하시키는 말을 했다. “애첩기질(애인)은 못생기고 못 배워도 ‘고맙다’, ‘행복하다’ 하며 남자를 기쁘게 하는 기질이고 본처기질은 많이 배우고 예쁘고 살림 잘해도 비판하고 잔소리 많은 피곤한 여자다. 남자의 비위를 잘 맞추는 여자가 사랑받는다. 신현모앙처는 말 한마디로 주변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또한 “내가(여성이) 옳다는 자만을 버려라. 주부가 쓰는 말에 따라 인격이 달라진다. 남성이 재미없게 말해도 공감해 주고 말로 상처 주지 마라” 등 가부장적이고 남성주의적 사고방식을 강조하였다. 또한 여성 스스로 내적 힘을 기르고 내재된 잠재력을 깨우라는 말보다는 “인생은 일모작이 아니다. 이모작 삼모작도 될 수 있다. 일모작에서 실패했을 때 살 좀 빼고 얼굴과 몸매도 가꾸면 재혼시장에서 유리하고 남성들로부터 부킹도 더 잘 들어온다.” 등 반복적으로 외모 지상주의적 발언을 했다. 한 인격체로서의 여성 자신은 없고 타인과 남성에 의한 여성만이 존재하는 듯 하고 여성이 일방적으로 남성에게 맞출 때 비로소 사랑하고 성공한다는 결론처럼 들렸다. 심지어 호감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유머지수가 높아야 한다며 예를 든 유머들이 대부분 비속어가 들어간 여성 비하적인 음담패설 글로써 표기하기조차 민망한 xx와 같은 말이 너무 쉽게 들려오고 있었다. “남성들이 농담으로 ‘아가씨’를 아(아가씨가 온다) 가(가까이 온다,) 씨(씨x마누라잖아)라고 한다. 처녀가 많이 사는 나라는 뉴질랜드, 여검사, 여판사가 많은 곳은 법조계이다.” 그 외에도 예쁘고 돈 많고 자녀들이 공부 잘하고 흔히 남편 복이 많은 여자에 대한 시기와 질투에 관한 농담들이었고 가슴 큰 여자와 결혼이 소원인 남자 이야기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잘못된 남성적 시각 그대로였다. 남존여비를 “남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자 비위 맞추기 위해서다.” 라고 하며 과거 잘못된 남녀에 관한 의식을 새롭게 잘못된 관계로 희화화 시켰다. 여자는 논리적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 동조를 원한다며 여성을 이성적이고 지적인 차원으로는 보고 있지 않음을 드러냈고 강의의 대부분이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상에서 여성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독립된 한 인격체로서의 여성의 지위에 대한 개념이 서 있지 않은 강의였다.

2. 기념식

기념식 첫 부분에서 유공 여성에 대한 표창이 있었는데 구 전체 행사이어야 할 표창장 수여식 및 기념식은 정작 집안 잔치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기념식 행사에 지역 단체 및 구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나 기획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수상자 중 양성평등 부분에서 남성의 전화 대표가 수상하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남성의 전화가 지역사회 발전 및 양성평등 증진과 여성권익 증진에 끼친 기여를 공개하여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어진 구청장의 축사에서 “핍박받는 남성들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하며 “남성의 문제도 생각해 달라”고 했다. 거듭 ‘남성의 전화’ 수상자에게 “매우 훌륭하다”고 칭찬 하면서 남성들이 얼마나 힘든지와 자신도 언젠가 남성의 전화에 전화할 것이라고 하는 구청장의 발언이 여성주간 행사의 축사로 적합하지 않았다. 공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권한과 더불어 책임을 담고 있다. 적어도 양천구 지역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양성평등 의식이 다소 부족하다 하더라도 여성주간행사의 취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지역민들의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시킬 방안에 대한 고민을 갖고 참석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 총평

결론적으로 볼 때 전체적으로 행사 주관자들이 여성 주간의 기본 이념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고 여성의 삶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주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여성의 삶과 역량에 관한 강의를 위한 강사로서 **씨를 섭외한 것은 여성주간의 취지에 부적절했음이 틀림없다. 게다가 이러한 강사를 초청한 주최 측의 여성주간에 대한 의식이 매우 낮음이 증명되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여성주간 행사 때 양천구가 내세운 양성평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의 바람으로, 여성의 희망으로, 여성이 우리 사회의 성장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는 여성의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로 흩어졌음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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