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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43

여백-회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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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와 실미도를 만나다. - 이숙희 -

여름이 성큼 다가왔나 했더니 가뭄을 걱정하는 소리들이 여기저기 들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피곤함과 나른한 서울에서의 일상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편히 쉬고자 서울강서양천여성의 전화 이사님을 비롯하여 상근활동가, 상담원 선배님들과 함께 지하철로 버스로 뱃길을 가로질러 무의도에 도착했다.

눈앞에 파아란 바다가 탁 트인 전경은 처음 올까말까 망설였던 나의 생각을 잠재우고 있었다. 둥실 떠다니는 흰 구름들은 우리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풍요로운 아주 좋은 날씨였다. 이것저것 많은 과일과 다과를 준비해오시고 더위를 시키는 냉커피와 음료도 준비해 오신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점심시간을 조금 남기고 재미있는 게임을 시작했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너도 나도 한 팀을 이루어 경쟁을 하며 게임에 몰입하는 모습이 아주 어렸을 때 동무들과의 놀이와 소풍 때 반 친구들과 뛰어 놀던 놀이들을 떠올리며 열심히 팀에 참여했다. 열심히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 맛있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산낙지를 넣은 연포탕과 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으니 해물 칼국수가 되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식탁에 앉은 우리회원들은 꿈틀거리는 산낙지의 운명을 보면서 먹는 음식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잔인함을 보는 듯도 했다.

옆 테이블에 단체로 오신 한 무리의 사원들께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를 알리며 후원의 기회를 드리는 과감한 행동을 하셨던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이 없으면 감히 도전도 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기꺼이 그들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센스와 명함을 받아주셨던 그 분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오후3시 경, 모세의 기적과 같이 실미도로 연결되는 바닷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너무 신기해서 마음이 급한 나머지 길이 완전히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가가며 걷기 시작했다. 바닷물과 같이 떠내려가지 못한 고동과 소라, 작은 게들이 여기저기 많이 있었다. 재미로 담을 그릇이나 봉지도 준비하지 않고 정신없이 손 한가득 줍기만 했다.

갈라진 바닷길을 조금 걸으니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드리워진 실미도를 바라보는 심정은 또한 새삼스러웠다. 1968년 창설되어 실미도에서 북파훈련을 받았다는 훈련소와 훈련병들이 영화로 제작된 그 영화의 장소가 생각났다. 모두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훈련을 받았지만 여의치 않아 이제는 소설로 또는 전설처럼 남아있는 곳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순간 뭉클했다.

몇 분들은 실미도 저 넘어 왕복 한 시간가량의 산을 오르시겠다고 가셨고 남은 몇 분들은 다시 되돌아 무의도로 돌아 왔다. 무의도와 실미도의 바닷길은 완전히 갈라져서 갯벌이 엄청 넓게 눈앞에 나타났고, 자연의 신비를 또 한 번 감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다음엔 우리 친구들과 이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보기 좋은 바다의 풍경과 배를 타고 있으면 날아드는 갈매기들, 전혀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구인양 사람들이 주는 새우깡을 잽싸게 물고 가는 여유까지 보이는 갈매기들. 사람들이 주는 과자 때문에 자연에서 사는 갈매기들이 비만이 생기고 자기들이 찾아 먹어야 하는 벌레나 물고기들을 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는 즐거움만 알지 그들에게 해가 되는 것은 모르는 모양이다.

무사히 하루여행을 마치고 무의도에서 배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왔다.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준비해 오신 차량팀과 헤어지고, 나머지 인원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각자 본인들의 가정으로 돌아갔다.

오늘의 나들이가 참여하신 우리 회원들 모두에게 즐거움과 내일의 희망을 주기위한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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